지금, 이 동네에서

[경주/카페] 향긋한 커피와 따뜻한 고요, 황오동 카페 '향해'

몽글몽글리 2025. 7. 31. 22:49

혼자 카페를 방문할 때는
크고 메뉴가 많은 대형카페보다는
작지만 분위기가 좋은 개인카페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고,
주변 눈치 보지 않고 해야 할 일들을 토도도독 할 수 있는
그런 조용한 공간이 좋다.

그런 점에서 
얼마 전 다녀온 황오동 카페 '고요'
정말 마음에 쏙 들었던 곳이었다.

[경주/카페] 사장님의 정성이 담긴 조용한 공간, 황오동 감성카페 '고요'

'고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이 글을 참고해보시길 :)

 

 '고요'로 향하는 황오동 길목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왔던 또 하나의 작은 카페가
오늘 글의 카페인 '향해'라는 공간이다.

 

 

영업시간 | 월-금요일 12:00 ~ 19:00
                            * 매주 목요일 정기휴무 
                토, 일요일 11:00 ~ 19:00
주소       | 경북 경주시 원효로 192
주차       | 길 건너편 갓길 주차
대표메뉴 |브루잉커피 6.0~7.5  홍밀크티, 우롱밀크티 6.5
               내가 먹고 싶어 만든 쿠키 4.0
               시트러스 파운드  5.3              
                             * 경주페이 사용 가능 ⭕
기타       | 인스타그램 http://www.instagram.com/hyang_hae_/#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 그리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동네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조용히 문을 열고 있던 이 카페는
간판도 소박했다.
'커피가게 OPEN'이라는 문구가 적힌 나무 팻말 하나가
이곳이 카페임을 알려주는 거의 전부였다.

매장 내부는 대부분 2인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혼자 또는 둘이 조용히 방문하기에 적당하다.
내가 방문한 날은 오히려 여러 명이 함께 온 손님들로 북적여
잠시 기다렸다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MENU


주문은 브루잉 커피 중
'콜롬비아 엘 타블론 게이샤'
디저트로 '시트러스 파운드'를 선택했다.

시즌이나 원두 등에 맞춰 메뉴는 조금씩 변화가 있는 듯했다.

주문하면 자리로 가져다주시고,
이용안내가 적힌 작은 안내문도 함께 주셨다.

매장은 음료를 만드는 공간과
손님이 머무는 공간이 나뉘어 있었는데
두 공간의 밝기와 색감이 확연히 달라서
자연스럽게 분리된 느낌을 주었다.
이 점이 인상 깊었다.

주문하는 곳 옆에 있던 장식인데

테디베어 그림이 귀여워 사진에 담아두었다.

기다리는 동안 매장을 둘러봤다.

매장 곳곳에 비치된 책들과 함께
액막이 인형, 네잎클로버 키링, 컵 등이 전시되어 있었고,

'좋은 것 시리즈'라는 문구가
엽서와 벽면 곳곳에 적혀 있었다.
이 문구가 은근히 마음에 남았다.

기다리던 메뉴가 나왔다.

'콜롬비아 엘 타블론 게이샤' 원두는

메뉴판에 적혀있던 대로

꽃과 망고의 향이 퍼졌고
무엇보다 끝맛의 향긋한 여운이 인상 깊었다.
설명에 있던 그린애플 맛은..
아직은 나에게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맛이었지만
향긋한 여운이 충분히 오래 남아
마음에 드는 원두였다.

시트러스 파운드
상큼한 레몬이 더해져 기분 좋은 산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함께 나온 크림이 정말 인상 깊었다.
바닐라빈 크림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화이트 초콜릿 맛이 느껴지는 듯했다.


원래 바닐라빈 크림이 어떤지 잘 알지 못하지만
너무 부드럽고, 너무 맛있었다.
딱 내 취향이었다.

커피를 마시며, 매장에 있던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이라는
가벼운 만화 형식의 책을 꺼내 잠시 읽어보았는데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끝까지 책에 집중한 것 같다.

공감하면서 웃게 되는 한 컷도
귀엽지만, 나에게는 마음을 울렸던 한 컷도
그 외 여러 컷이 마음에 와닿았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컷 중
몇 장은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 바로 장바구니 리스트에 담아두었다.
이 책으로, 이 공간에서의 시간이
조금 더 특별하게 남았다.

매장 마감 시간 무렵,
손님이 빠진 조용한 공간에서
좌석 사진을 남겨보았다.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꾸며진 매장이지만
차갑기보다는 따뜻한 온기를 머금고 있는 공간이었다.

황리단길의 활기찬 분위기보다는
조용하고 차분한 공간을 찾는다면
황오동이라는 동네와
그 안의 작은 카페들을 추천하고 싶다.

이곳 '향해'도 그중 하나로,
오늘의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공간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카페 벽면에 적혀있던 문구를 남기며 글을 마친다.

어디로 향하는 중이신가요?
편히 머물다 어딘가로 다시 향해 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