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멀리, 하루쯤

[울산/맛집] 언양기와집불고기, 참기름 향으로 기억되는 한 끼

몽글몽글리 2025. 7. 16. 22:45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울산(통도사) 역으로 향하는 KTX에 몸을 실었다.

기차 안에서부터 슬슬 허기가 밀려와서
역에 도착하자마자 근처 맛집을 찾아보았다.
그렇게 알게 된 곳이 바로 '언양기와집불고기'
울산에서도 손꼽히는 맛집이라기에
기대를 가득 안고 식당으로 향했지만,
테이블링을 하지 않았다면
무려 1시간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점심을 먹기엔 시간이 애매해
통도사에 먼저 다녀오고 저녁에 다시 오기로 정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저녁 시간이 다가올 즈음
테이블링 예약을 걸어두고 다시 방문했다.
이번엔 잠깐만 대기한 뒤에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테이블링으로 예약했다고 해도,
현장 도착 후에는 '대기확정코드'를 꼭 입력해야 한다.
우리는 잠깐 멍하니 앉아 있다가 코드를 늦게 입력할 뻔했다.
키오스크에 있는 도착 확정 코드를 반드시 확인하자!

 

영업시간 | 월-일요일 11:00 ~ 20:50 
                            * 방문 전, 테이블링 예약 추천 

주소       | 울산 울주군 언양읍 헌양길 86

주차       | 주차장 있음 ⭕
                      주차장 대기 있을 수 있으며,
                      차량이 많은 경우, 갓길에 주차 안내받음
대표메뉴 | 언양불고기 22.0          육회 32.0
                물/비빔막국수 5.0
기타      |  052-262-4884
                     블로그 https://blog.naver.com/boolgogi4884

주차장⭕ 직원분이 통제해주시고, 주차를 위해 기다리거나 자리가 없는 경우 가게 밖 갓길에 주차하라고 안내해주십니다.

 

언양기와집불고기, 불향 위에 참기름을 곁들이면 완성

 

식당 외부는 작은 한옥의 정원에 들어선 듯한 인상을 주었다.
기와지붕 아래로 낮게 드리운 소나무와
공들여 가꾼듯한 화분들
그리고 해맑게 웃고있는 조각들까지
입구에서부터 따뜻하면서도 정돈된 분위기가 느껴졌다.

정원 곳곳에는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작게 대기공간도 있었다.
어린아이들이 마당을 오가며 노는 모습이 참 잘 어울렸다
대기시간을 보내기에 부족함 없는 공간이었다.
잠깐의 기다림 끝에 자리로 안내받았다.


입구에는 '레드리본 레스토랑'이라는 표식이 붙어 있었다.
블루리본이 아닌 '레드'리본이라니..
특이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아보니 코카콜라에서 진행한다고 한다.
블루리본 맛집 중 코카콜라의 짜릿함과 잘 어울리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레드리본 레스토랑으로 선정된다고 한다.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구조였고,
나는 방 형태로 된 공간으로 안내받았다.
세 개의 4인용 테이블이 붙어있는 아담한 방이었는데,
좁거나 불편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식당 규모에 비해 내부는 의외로 조용한 편이라
북적이지 않고 편안하게 대화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MENU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을 물어보셨고,
우리는 언양불고기 3인분과 물막국수를 주문했다.
고민할 것도 없었다.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이자,
거의 모든 테이블에 빠짐없이 올라가 있는 조합이었으니까.
주문 후, 배고픔이 더 크게 밀려왔다.

주문이 끝나자마자 정갈하게 차려지는 밑반찬
양은 많지 않았지만, 하나하나 정성이 담겨 있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파재래기(서울에서는 파무침이라고 불렀던)를 한 입 먹자마자
고소한 참기름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때부터 '아, 여기 참기름은 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고소함이 이 식탁의 퀄리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언양불고기는 미리 조리되어 나오는 방식이다.
2인분 단위로 나뉘어 서빙되기 때문에
우리가 주문한 3인분 중 2인분이 먼저 나왔고,
잠시 뒤 나머지 1인분이 따뜻하게 다시 테이블에 리필되었다.
바로 먹을 수 있어 편했고, 고기도 식지 않았다.


불고기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며 먹음직스러운 모습이었다.
부드럽고 은은한 불향이 살아 있었다.
양념은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다.
입안에서 씹히는 얇은 고기의 고소함이 참 인상 깊었다.

곧이어 물막국수가 함께 나왔다.
국물은 시원하고 담백해서 불고기와도 아주 잘 어울렸다.
그냥 먹어도 깔끔한 맛이었지만,
진짜 하이라이트는 '참기름 찍은 불고기 + 막국수' 조합이었다.
친구가 "참기를 찍어서 막국수랑 먹어봐"라며 권했고
의심 반 기대반으로 그대로 먹어봤는데
이 집을 잊지 못할 이유가 되었다.

꼭 참기름을 찍어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된장을 주문하면 밑반찬 몇가지를 더 가져다 주신다. 사진에 보이는 것 외에도 콩나물무침도 추가로 나온다.

기분 좋게 한 상을 비우고도, 
모든 메뉴가 마음에 들었던 우리는
된장찌개와 밥 한 공기를 더 주문했다.
사실 이미 배가 불렀지만, 참기름 조합의 여운이 너무 깊게 남았던 탓이다.
된장찌개는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었지만,
강렬했던 앞의 조합을 마무리짓기엔 다소 밋밋한 느낌도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오신 분들, 혹은 덜 자극적인 식사를 원하신다면 
추천할만한 메뉴라고 생각한다.


식사를 마치고 직원분께 말씀드리면,
달달하고 시원한 식혜를 테이블로 가져다주신다.
식혜 한 잔이 기분 좋은 마무리가 되어주었다.

참고로, 우리는 3명이서
불고기 3인분, 물막국수 1그릇, 된장찌개와 밥1공기까지
넉넉하게 주문했고
우리 기준에서는 조금 많은 양이었다.
(3명 모두 평소 먹는 양이 많지 않은 편이다.)

 

처음엔 그저 '유명하다니까 한번 가보자'는 마음으로 찾은 식당이었지만,
불고기와 막국수, 그리고 그 사이를 이어주는 참기름의 향은
익숙한 음식이 주는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특히, 이 집의 핵심은 '참기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재래기에서 시작된 고소한 향은
불고기를 찍어먹었을 때 고소함이 배가 되었고
그 맛은 막국수와 만나며 완벽한 조합을 완성했다.
이 식당에 오신다면, 꼭 참기름을 잊지 말고 곁들여 즐겨보시길

대기확정코드 확인 필요!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대기 시간이다.
워낙 인기가 많고 손님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
'테이블링' 앱을 통한 예약은 필수라고 느껴졌다.
특히, 주말은 1시간 이상 대기시간이 필요하므로
꼭, 방문 전 테이블링으로 대기 신청을 하기를 바란다.

(현장 도착 후에는 '대기확정코드'를 입력하는 것을 잊지말자)



울산 근교 여행을 하거나 통도사를 들르게 된다면
꼭 들러야 할 식당으로 추천하고 싶다.
특별한 날도, 평범한 날도 만족스러운 기억을 남겨줄 수 있는 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