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경주 황오동의 작은 카페
어제(YESTERDAY)에 다녀온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최근 들어 황오동 카페를 자주 가고 있다.
황리단길이 늘 북적이고 활기차다면,
황오동은 그와는 조금 다른,
조용하고 차분한 매력을 가진 곳이다.
혼자 혹은 둘이 방문해도 부담스럽지 않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에 참 좋은 분위기이다.
특히 책을 읽거나 간단한 업무를 해야 할 때면,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향하곤 한다.
영업시간 | 수-일요일 13:00 ~ 18:00
* 매주 월, 화요일 정기휴무
주소 | 경북 경주시 양정로 90
주차 | 주변 갓길 주차 가능⭕
대표메뉴 | 아메리카노 4.0 메이플 카푸치노 6.0
진저라떼 6.0 ( ICE +500 )
* 경주페이 사용 가능 ⭕
기타 | 0507-1436-0269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같은 자리에 앉아 전혀 다른 풍경을 마주하는 곳

카페 어제는 황오동의 특성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지도에는 영어로 Yesterday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카페 앞에 걸린 작은 나무 간판에는 '어제'라는 글씨가 적혀있다.
단순히 이름이 영어와 한글, 2개의 다른 언어로 쓰여 있는 것일 뿐인데
공간이 주는 이미지가 조금 다르게 다가오는 듯했다.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빼곡하게 채워진 물건들이다.
작은 소품들과 책, 오래된 듯한 가구들이
제법 많이 놓여 있었지만,
그 어느 것도 어색하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원래 그 자리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계단에는 책들이 층층이 쌓여 있었고,
누군가 읽던 책을 내려놓은 듯한 책상도 보였다.
그 책상에는 여러 사람들의 방명록과 일기가 놓여있었다.

작은 책상은 필사를 위한 공간처럼 꾸며져 있어,
책과 글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더더욱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을 것 같다.


넓지는 않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각자 다른 역할을 하는 구석들이 살아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카페의 분위기는 참 묘했다.
오래된 듯한 고전적인 감성이 묻어나면서도
동시에 요즘 감성을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이 공존했다.
MENU

이날 주문한 메뉴는 메뉴판에 베스트라고 표시된 메이플 카푸치노다.
잔을 받자마자 은은하게 풍기는
시나몬 향이 먼저 코끝을 스쳤다.
거품은 가볍고 부드러웠고
그 속에는 메이플의 달콤한 향이 천천히 퍼졌다.


첫 모금에서는 시나몬의 진한 향이,
이어지는 뒷맛에서는 메이플 향이 은근하게 남아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사실 이곳은 지난봄,
벚꽃이 한창일 때 처음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카페 앞마당에는 큰 벚나무 두 그루가 자리 잡고 있는데,
봄에는 그 나무들이 분홍빛으로 물들어
카페 전체를 감싸 안는 듯했다.
그때의 풍경이 너무 그림 같아서,
이곳의 절정은 봄이구나 단정 지었다.

하지만 이번 여름,
다시 찾은 카페 어제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파란 하늘과 푸른 나무들이 시원하게 어우러져
계절의 생기를 한껏 담아내고 있었다.
여름 특유의 싱그러움이 공간 곳곳에 배어 있어
봄의 화사함과는 또 다른 매력을 주었다.

문득,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날의 카페어제는
또 어떤 풍경일까 상상해 보았다.
경주는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지만,
만약 흰 눈이 소복이 쌓인다면
이 공간은 아마도 또 다른 분위기로 빛나지 않을까

카페 어제는 커피 한 모금을 즐기는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또 다른 풍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라는 이름처럼, 어제의 기억을 품고 있으면서도
오늘의 순간을 담아내는 공간
그래서 다음 계절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그런 기다림과 설렘을 주는 곳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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