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동네에서

[경주/카페] 경주의 고즈넉한 아침, 샤워도우 한 조각, 브런치카페 TAK

몽글몽글리 2025. 7. 24. 22:48

TAK 탁의 외관은
낯설지 않은 고택의 분위기 속에 세려노딘 감각이 스며든 모습이었다.
전통 기와 기붕 아래 따뜻한 색감의 나무문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위로는 앤티크 한 스테인글라스가
햇살을 머금고 있었다.

 

 
영업시간 | 월-일요일 09:00 ~ 17:00 (라스트오더 16:30)
                            * 매주 수, 목요일 정기휴무 (캐치테이블 이용)
주소       | 경북 경주시 봉황로 37 TAK
주차       | 근처 공영주차장, 유료 주차장 이용
대표메뉴 | 반숙 계란과 칠리 오일 13.0  브레드 앤 버터 8.0

                     카다멈 번 5.1   크루아상 4.7

                     아메리카노 5.8    바닐라 밀크티 6.8
기타 |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ak___0_0
 

 

 

문 옆에는 작은 손글씨 메뉴판이 세워져 있고,
양 옆으로는 야외 좌석이 놓여 있어
날씨가 좋을 때, 야외 공간을 이용해 보아도 좋을 듯하다.

우리는 일요일 오전에 방문했는데,
이곳은 캐치테이블 대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근처에서 미리 캐치테이블을 등록해
잠깐의 기다림 후, 입장할 수 있었다.
대기 인원이 많을 수 있으니, 사전에 캐치테이블 앱을 통해
미리 등록하고 방문하는걸 추천한다.

혹시 현장에서 기다릴 시간이 생긴다면, 
바로 근처에 위치한 '신라고분정보센터'를 들러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입장료는 경주시민 무료/ 성인 3,000원 / 청소년 및 군인 2,000원 / 어린이 1,500원으로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다.


내부의 넓은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근사하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내부를 둘러보며 조용히 쉬어가기에도 딱 좋고,
아이들과 함께라면, 신라의 고분과 유물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되어 있어
교육적으로도 유익한 장소인 듯하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숨은 공간이라
북적이지 않고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가 공간을 가득 채운다.
천장은 그대로 드러난 나무 구조에 따뜻한 조명들이 달려 있고,
창 위쪽의 유리는 햇살을 받아 유난히 반짝였다.

혼자 책을 읽는 사람, 담소를 나누는 커플, 가족 단위의 방문객까지
누구나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는 구조였다.
특히, 눈에 띄었던 건 외국인 방문객의 비율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이 공간의 다채로운 매력을 더해주었다.

쇼케이스 안에는 빵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고,
실시간으로 다양한 빵을 구워내는 듯했지만,
신기하게도 빵 냄새가 공간을 압도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은은하게 퍼지는 고소한 향이 이곳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MENU


우리는 브런치로
반숙 계란과 칠리오일, 그리고 카다멈 번을 주문했다.

음료는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골랐다.

칠리오일은 사람들이 꼭 먹어보라고 추천한 메뉴였다.
유정란 위에 살짝 얹어진 칠리오일, 그리고 그릭요거트까지
한 입 먹는 순간 오묘하게 어우러지는 조합에 놀랐다.

함께 나온 샤워도우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사실 나는 그 특유의 시큼한 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보통은 샤워도우를 피하는 편인데,
이곳의 샤워도우는 정말 달랐다.
향이 과하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살아있어
오히려 빵을 더 주문하게 만든 주인공이었다.

카다멈 번은 TAK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별표 그림이 있어 골랐다.
처음 접해본 메뉴였는데, 알고 보니 덴마크식 빵이라고 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결이 살아있는 부드러운 번 위로
카다멈의 향신료 향과 설탕의 달콤함이 입안에 퍼졌다.
조금 낯선 맛이긴 했지만
낯선 만큼 기억에 오래 남는, 개성 있는 메뉴였다.

메뉴가 모두 마음에 들어
우리는 샤워도우 단품 빵
브레드 앤 토마토, 모짜렐라를 추가로 주문했다.

 

샤워도우는 앞서 말했든 만족스러웠고,
토마토와 모짜렐라는 상큼한 풍미가 더해져
빵과의 조화가 참 좋았다.

커피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커피를 잘 몰라
아메리카노와 라떼 모두 다소 낯선 맛으로 다가왔지만,
함께 간 친구는 '정말 맛있다'고 감탄했다.
커피를 잘 아는 분이라면 TAK의 원두 특성을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황리단길 주변 숙소를 잡는 여행자라면,
맛있는 브런치와 조용한 분위기를 모두 갖춘 TAK을 추천하고 싶다.
화려하진 않지만 정갈하게 차려진 공간,
섬세하게 만들어진 빵과 요리,
그리고 각자의 속도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 공간을 더 빛나게 만든다.

조금은 느릿한 호흡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면
경주 브런치카페 TAK은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